경북 봉화군의 둘레길과 청량산은 수려한 산세와 계곡, 그리고 유서 깊은 사찰과 정자가 어우러져 한국 전통 산수의 진수를 보여준다. 청량산 둘레길은 완만하고 안전하게 조성된 숲길과 계곡길, 암릉길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걷는 즐거움이 크다. 특히 청량산은 퇴계 이황이 ‘산수의 진경’이라 칭송했던 명산으로, 산 정상과 청량사, 하늘다리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이번 글에서는 봉화 둘레길과 청량산의 코스별 특징과 매력, 그리고 탐방 팁을 전문가의 시각으로 안내한다.
청량산과 봉화 둘레길의 역사와 가치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과 안동시 사이에 걸쳐 있는 청량산은 예부터 영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며, 수려한 산세와 계곡미로 유명하다. 높이는 해발 870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산세가 급경사와 암릉, 협곡,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매우 웅장하고 장엄한 느낌을 준다. 조선의 대학자 퇴계 이황은 청량산을 사랑해 산 아래 청량정사에서 학문에 정진하였고, 이를 기리는 유적들이 현재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 청량산 둘레길은 청량사 입구를 시작으로 청량폭포, 하늘다리, 청량정사, 자소봉 등을 잇는 약 7km의 순환형 코스로, 완만한 숲길과 데크길, 계단길, 암릉길이 적절히 섞여 있다. 길을 걷는 동안 만나는 청량사 대웅전, 보살상, 퇴계 이황의 유적지는 역사적 감동을 더한다. 또한 청량산 둘레길 주변으로 봉화군의 다양한 숲길이 연결되어 있어, 봉화 춘양목 군락지길, 분천 산타마을 둘레길 등으로 코스를 확장할 수도 있다. 청량산은 단풍 명산으로도 유명해, 가을철이면 붉게 물든 단풍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며, 겨울에는 설경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져 사계절 모두 감동을 준다.
청량산 둘레길 코스별 특징과 탐방 팁
청량산 둘레길의 첫 번째 매력은 청량사에서 시작된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산 중턱 절벽 위에 자리해 고즈넉한 운치를 자아낸다. 대웅전에서 바라보는 봉화의 산과 계곡 풍경은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둘레길을 오르면 청량폭포가 나타난다. 높지 않지만 물줄기가 시원하게 떨어지는 모습이 청량산의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상징한다. 이어지는 구간은 청량산 하늘다리다. 절벽 사이를 연결한 길이 90m, 높이 50m의 출렁다리로, 다리 위에 서면 협곡과 기암괴석, 그리고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절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하늘다리를 지나면 퇴계 이황이 학문에 몰두하던 청량정사가 나온다. 정사 뒤편의 자소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경사가 급하나, 봉우리에 오르면 청량산 일대와 낙동강, 멀리 봉화와 안동 시내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전체 코스는 약 7km로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등산 초보자도 큰 부담 없이 완주할 수 있으나 암릉길과 계단이 많아 트레킹화와 장갑 착용을 권한다. 추가로 봉화 춘양목 군락지길은 청량산 둘레길과 연계해 걷기 좋은 코스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피톤치드가 가득해 힐링 효과가 크다. 또한 분천 산타마을 둘레길은 KTX 분천역에서 시작해 산타마을과 연결되는 테마길로, 가족과 함께라면 추천할 만하다.
봉화 둘레길과 청량산에서 느끼는 감동
봉화 청량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느낀 것은, 이 길이 단순한 등산 코스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청량사에서 전해오는 천년의 불심, 퇴계 이황의 학문 정신, 그리고 기암괴석과 단풍이 만들어내는 자연미가 한데 어우러져 걷는 이의 마음을 깊이 울린다. 하늘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계곡과 협곡, 자소봉에서 바라본 봉화와 낙동강의 탁 트인 전경은 잊을 수 없는 장면이 된다. 또한 산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둘레길은 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로 가득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기분을 준다. 봉화 청량산은 사계절 모두 다른 매력을 품고 있어,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방문해도 질리지 않는다. 봉화를 찾는다면 반드시 청량산 둘레길을 걸어보길 권한다. 그 길 위에서 만나는 역사와 자연, 그리고 사색의 시간은 당신의 삶에 위로를 선물할 것이다.